기능사 자격증은 종류가 참 많지만, 그중에서도 ‘수중건설기초기능사’만큼 생소하고 독특한 자격은 없을 것이다.
나는 공사 현장에 몇 번 출입해본 정도로, 건설이나 토목, 특히 수중 작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.
그러다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 하나에서 “물속에서 일하는 기술자”라는 단어에 꽂혔다.
이후 알아보니 항만, 교량, 댐, 해저 구조물 등에서 진짜 잠수 장비를 착용하고 작업하는 전문 기술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.
수중건설기초기능사는 바로 그 출발점이었다. 필기시험은 정보가 많았지만, 실기시험은 생소하고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직접 몸으로 부딪혀야만 알 수 있는 영역이었다.
이 글은 내가 비전공자로서 수중건설기초기능사 실기시험에 도전해 합격하기까지, 그리고 실제 물속에서 느낀 감각과 배운 점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후기다.
🟧 수중건설기초기능사 자격증 한눈에 보기
| 항목 | 내용 |
|---|---|
| 자격명 | 수중건설기초기능사 (기능사 등급) |
| 시행 기관 | 한국산업인력공단 (HRD-Net) |
| 자격 종류 | 국가기술자격 |
| 시험 구성 | 필기시험(객관식) + 실기시험(수중 작업 실습) |
| 주요 평가 항목 | 수중 장비 착용법, 작업 절차, 안전 규정 준수, 수중작업 정확도 |
| 특징 | 국내 유일의 수중 작업 기초 기능사 자격 / 상위 자격으로는 수중건설기능사, 잠수기능사 있음 |
📌 참고: 수중건설기초기능사는 ‘잠수 작업’과 ‘기초 토목 기술’을 동시에 배우는 드문 자격증입니다.
🟩 실기시험 준비 – 장비보다 ‘몸’을 먼저 준비해야 했다
실기시험은 실제 수조(水槽)나 풀장에서 잠수복과 공기 호흡기를 착용하고 작업을 수행한다.
단순히 지식을 아는 것이 아니라, 몸이 기억해야 하는 시험이다.
나는 아래의 방식으로 준비했다.
✅ 실기 준비 스케줄 (내 경험 기준)
| 구분 | 내용 |
|---|---|
| 준비 기간 | 총 3주 (교육 2주 + 개인 연습 1주) |
| 교육기관 | ○○잠수기술교육원 (전문 수중작업 교육기관) |
| 훈련 횟수 | 주 3회 이상 잠수 훈련, 1회당 약 3시간 |
| 교육 비용 | 총 약 120~150만 원 수준 |
| 필수 준비물 | 고무 잠수복, 공기호흡기, 중량벨트, 수중 작업복, 장갑, 헬멧 등 |
교육 중 배운 핵심 내용
- 수중 호흡기 장착법 및 긴급 탈착 훈련
- 물속에서의 자세 유지, 부력 조절 훈련
- 제한 시야 환경에서의 결속/절단 기술
- 신호 체계(수신호) 사용법 – 구조상 필수 요소
🟧 실기시험 구성 & 채점 기준
실기시험은 1인당 약 20~30분 정도 소요되며, 수조 내에서 일정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.
시험은 공인 감독관 2명 이상이 장비 착용부터 마무리 작업까지 전 과정을 평가한다.
✅ 실기시험 주요 항목 & 채점 기준
| 항목 | 평가 요소 | 감점 사유 예시 |
|---|---|---|
| 장비 착용 | 착용 순서, 공기 연결, 안전점검 여부 | 장비 누락, 연결 실수, 착용 순서 오류 |
| 수중 결속 작업 | 자재 고정 능력, 로프 매듭, 고정 정확도 | 결속 불안정, 매듭 실패, 시간 초과 |
| 수중 절단 작업 | 절단기 사용법, 정확한 절단선 유지 | 절단면 밀림, 손 떨림, 작업 미완수 |
| 작업자세 & 안전수칙 | 부력 조절, 자세 유지, 신호 확인, 복귀 시 장비 정리 | 장비 손상, 무단 이탈, 신호 미확인, 안전 미준수 등 |
✅ 시험은 단순 기술이 아니라 **“수중에서 얼마나 침착하게 행동하고 절차를 지키는가”**를 본다.
감점이 누적되면 실격 가능성이 있으므로, 한 가지 실수보다 ‘작은 실수를 여러 번’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.
🟩 실기 당일 – 물속은 예상보다 훨씬 낯설었다
🌊 1. 수조 앞에 섰을 때
시험 전, 심장이 가장 빨리 뛴 순간은 잠수복과 중량벨트를 착용하고 수조 앞에 섰을 때였다.
내 뒤로는 응시자들이 대기 중이었고, 감독관은 냉정하게 장비 착용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다.
🌫️ 2. 물속 시야는 한 손바닥
물속으로 들어간 순간, 시야는 흐리멍덩했고 손끝이 보일까 말까 했다.
등 뒤의 산소통 소리와 내 호흡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.
기억했던 결속 매듭을 손가락 감각만으로 풀고 다시 묶어야 했고,
절단 작업은 자재를 눈이 아닌 감으로 고정하고 자르는 느낌이었다.
❌ 3. 내가 한 실수들
| 실수 유형 | 원인 | 결과 및 대응 |
|---|---|---|
| 절단선 밀림 | 자재 고정 부족 | 절단면이 삐뚤어졌지만 시간 내 완료 |
| 손 신호 놓침 | 집중하느라 감독관 신호 못 봄 | 시험 종료 직전 눈 마주쳐 해결됨 |
| 장비 해체 순서 실수 | 긴장 + 순서 기억 오류 | 감독관 제지 → 감점 처리 |
🟨 결과 발표 & 최종 합격
- 필기시험: 82점 (객관식, 기출 위주로 충분히 대비 가능)
- 실기시험: 감점 있었지만 합격 판정
- 최종 합격까지 걸린 시간: 약 4주
- 자격증 수령: 큐넷 합격 발표 후 2주 내 우편 수령
👉 합격자 수는 적었고, 실기 불합격자가 절반 가까이였다는 게 교육기관 소문이었다.
🟧 자격증 활용도 & 진로 방향
| 분야 | 활용 방식 |
|---|---|
| 항만 / 교량 건설 | 수중기초기능사 → 수중건설기능사 자격으로 단계적 승급 가능 |
| 해양건설 업체 | 수중 절단, 용접, 설치 등 보조 작업 담당 |
| 해외 플랜트 채용 | 동남아/중동 해양작업팀 → 수중 자격 보유자 우대 |
| 군/해경 관련 계약직 | 해양 구조, 선박 정비 등 수중작업 보조 |
🟦 결론 – 물속에서 기술을 배운다는 것
수중건설기초기능사는 단순한 기능사 자격증이 아니다.
육상에서 익힌 기술이 물속에선 전혀 다르게 작동한다는 걸 몸으로 배울 수 있는, 유일한 기능사 자격이다.
나는 이 시험을 통해 작업의 정확성뿐 아니라 침착함, 체력, 집중력, 안전감각까지 배우게 되었다.
도전은 쉽지 않았지만, 물속에서 땀이 아닌 ‘호흡’을 삼키며 일한다는 것 자체가 인상 깊었다.
이 글을 보는 당신도 ‘물속에서 일하는 기술자’가 되고 싶다면, 지금부터 그 감각을 준비해도 늦지 않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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